챌린지/청주카페

청주카페 45잔 - 커피미각, 동네 사랑방 같은 카페

쉬는비거 2025. 9. 6. 18:23




9월은 이제 가을이 아닌 여름이다. 점심을 먹고 카페로 ㄱㄱ.
요번엔 율량동 동네카페다.

 

 


"커피미각"

 

 

 

 

 


지난밤에 잠을 한숨도 자지 못하였다. 휴직을 하면서 또, 커피를 끊으면서 오전에 낮잠을 자는 것을 계속 허용하였더니 신체 리듬이 깨졌다. 낮밤이 바뀐 것이다.
이걸 어째.. 흑흑거리며 지피티씨한테 어떻게 해결해야 하냐고 물었더니 오늘 하루 절대 낮잠을 자지 말라고. 버티기 위해 오전에 커피는 허용.
그리하여 카누 한 봉지를 탄 커피 한 잔과 티오피 블랙을 입안에 부었다.

밤을 새면서 커피에 대한 책을 읽었다. 아로마, 아라비카, 로부스타, 크레마, 로스팅, 여러 그라인더와 에스프레소 머신, 커피에 대한 일반 상식들... 그렇게 배워놓고 나는 인스턴트커피 ㄱㄱ. 커피는 잠 깨기 위한 물약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20대 때 나는 커피를 잠을 깨게 만드는 마법의 물약이라고 생각했다. 커피의 향, 맛은 제쳐두고 그저 카페인 섭취를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였다. 가루커피가 제일 가성비가 높았다. 텀블러에 가루커피 세 스푼을 푹푹 퍼넣고 따뜻한 물을 콸콸 넣어 졸릴 때마다 마셨다.

 

 

 


당시 나는 매우 바빴다. 사업과 학업을 동시에 시작해서 새벽까지 깨어 일이나 공부를 해야하는 상황이 왕왕 발생하였다. 이를 버티기 위해서 카페인은 필수였다. 20대였으니까 망정이지 30대인 지금은 절대 못할 짓이다. 18(십팔)삶을 산다고 스스로 표현했는데 18시간 공부나 일을 하고 3, 4시간 자는 것이다.

결국 몸이 더 이상은 힘들어요! 하여, 20대 후반 때 급성 후두염에 걸렸다. 한 달 넘게 침대에서 꼼짝없이 누웠다. 당시 코로나가 유행해서 입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집에서 끙끙 앓는 수밖에 없었다.

 

의사가 과로가 원인이라고 했으나 나는 과로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진심이었다. 난 당연히 새벽을 새어야 하고, 당연히 일과 공부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과로가 절대 아니라고 하였으나 의사는 친절하게 하나하나 내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하도록 하고 그것 보세요 과로예요, 하고 말씀하셨다. 처음으로 그때 깨달았다. 난 과로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과로와 커피는 서로 찰떡궁합이다. 과로를 위해서 커피가 필요하고, 커피를 마시면 정신이 번쩍들어 과로를 할 힘을 준다.
나에게 커피는 과로를 위한 수단이었다. 그래서 커피의 향과 맛을 진실로 즐겨본 적이 거의 없었다.

아직도, 아니 오늘도 나는 잠에 깨기 위해서 맛대가리도 없는? 인스턴트커피와 캔커피를 마셨다.
커피에 대한 책을 읽었으면 뭐해. 난 아직도 커피를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주문한 음료는 '히비스커스 레몬 티'이다.
얼굴을 씻다가 요즘따라 좁쌀 여드름과 피지선이 오돌토돌 느껴져서 지피티씨한테 물어보았는데 단 것을 많이 먹어서란다. 카페를 세 곳을 간다면 에이드는 한 잔만, 나머지는 허브티로 대체하라고 하였다.

히비스커스 티라고 해서 그저 허브 티 느낌으로만 줄 거라 생각했는데, 레몬이 같이 들어있어서 매우 달았다. 으, 다음 카페는 진짜 허브 티로만 된 걸 마셔야겠다.

 

 

 


동네 카페다웠다. 카페에 들어가 보니 동네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담소를 나누고 계셨다. 동네 카페는 동네 카페다운 매력이 있다. 무어랄까, 편하다. 시내 성안길에 있는 카페는 어느 정도 옷이나 외모를 신경 쓰고 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반면 동네 카페는 그리 꾸미지 않아도 편하게 들어설 수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말거나 나는 꾸미지 않고 시내 카페에 갔지만..ㅎㅎ


인테리어가 특별하진 않다. 하지만 주거 지역 사이에 있는 카페 위치와 카페 내 동네 사람들이 편하게 느껴졌다. 이상한 푸근함이 들었다. 부담이 없었다.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카페 중앙엔 커피를 이용해서 만든 물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써붙여있는 것을 보니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가 연간 15,000톤이라고.. 이로 인한 이산화탄소가 온난화를 일으킨다고 한다. 즉 제로웨이스트 물품이다. 이런 생각을 갖고 물품을 만들기도 하는구나. 근데 생산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으려나..


요즈음 가성비 좋은 프랜차이즈 카페(노란색 카페)가 늘어감에 따라 웬만한 매력 없이는 개인 카페가 살아남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런 와중에 있는 동네 개인 카페는 반가운 장소다.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동네 사랑방과 같은 느낌이 든달까.. 부담 없이 드나들 수 있는 곳. 그게 좋았다.



커피미각

충북 청주시 청원구 공항로150번길 76-2
월~일 / 10:00~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