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청주카페

청주카페 42잔 - 언씬, 분위기라는 컨테이너

쉬는비거 2025. 9. 5. 20:20




성안길(북문로) 카페를 순례한지 3일째다. 성안길 카페는 워낙 밀집되어 있고, 경쟁이 치열함을 느낄 수 있다. 음료는 기본이고, 디저트, 인테리어 등 분위기를 다른 곳보다 더 신경 쓰는 것을 느끼게 된다. 여러모로 퀄리티가 다른 곳보다 높다는 생각이 든다.

 

 



"언씬"

 

 

 


음료는 오렌지와 매실이 들어간 주스를, 디저트는 '에그타르트'를 주문하였다.

음료는 매실이 가라앉았기 때문에 저어서 마셔야했다. 오렌지와 매실이 이렇게 어울릴 수 있구나를 처음 느꼈다.
나 개인적으로 혼자서도 매실원액을 미리 사놓고 속이 안 좋을 때마다 차로 마시곤 하는데 이런 조합이 있을 수 있구나.. 오렌지라.. 색달랐다.


디저트 에그타르트는.. 진짜 정말 맛있었다. 디저트든 음료든 한 조각, 한 모금만 먹고 마시고 글을 쓰는 것이 대부분인데, 정말 맛있으면 다 먹고 다 마시고 글을 쓴다. 이 집 에그타르트는 정말로 맛있어서 다 먹고 글을 쓰고 있다. 허허

 

 

 


사실 네이버 지도로 보면 이 카페는 '베이커리'로 지정되어있다. 사실 나는 카페 선정을 할 때 베이커리와 디저트를 내세우는 곳은 리스트에 포함하질 않았다. 그냥 개인적으로 디저트까지 먹기가 거부감이 들어서이다.

하지만 이 집은 지나가면서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뷰도 1,000이 넘고. 베이커리 카페이니 디저트를 시켜야겠다고 생각하여 에그타르트를 주문. 베이커리 카페답게 진심 맛있게 잘 먹었다. 일반 프랜차이즈 빵집 에그타르트랑 차원이 다르다.

 

 



카페 인테리어는 보통이다. 그렇게 신경을 쓰거나 꾸몄다는 생각은 들지가 않았다. 모서리가 라운드 처리가 된 테이블과 의자였다. 이전에 직각으로 딱딱한 가구들이 있는 카페보단 더 오래 머물 수 있는 느낌. 내가 앉은 좌석도 나름 편하였다. 모서리가 둥그러니 분위기 또한 편한 느낌이다.

 

 

 



지난밤 잠이 안 와서 카페 관련 책을 보았다. 그 책의 저자는 커피에 진심인 사람이었다. 즉 카페는 커피로 승부를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이었다. 또한 젊은이들이 커피보단 공간을 소비하는 것에 대해서 아쉬움을 책에 토로하기도 하였다. 나중에 저자는 가격으로 승부를 보기로 결심. 가격을 내리니 매출이 상승. 유명해지고.. 어쩌고 저쩌고.

솔직히 글쎄. 카페가 음료만이 전부일까. 음료 중에서 커피만이 전부일까. 난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카페는 공간이다. 물론 저자의 카페처럼 공간이 협소한 경우 음료로 승부를 보는 것이 옳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머물다 가는 공간이라는 점은 카페의 본질이고, 피할 수가 없다.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나는 카페가 제3의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럴 가능성이 있으며, 그러하고, 그래서 카페가 신경 써야 할 것은 음료는 기본이고 그 너머를 생각해야 한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카페가 훌륭한 카페라고 생각한다. 그 오감은 음료와 디저트를 맛보는 미각과 후각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닌, 시각, 청각, 촉각도 고려해야 한다. 즉 총체적으로 그것을 '분위기'라고 한다.
카페는 분위기를 세심하게 생각해야 한다. 카페 손님은 음료만이 소비하는 것이 아닌 분위기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분위기 위에 손님들은 자신의 삶을 영위해간다. 친한 친구와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나처럼 글을 쓸 수도 있다. 책을 볼 수도 있고. 카페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공간이다. 그 가능성을 담기 위해서는 분위기라는 오감을 만족시킬 그릇이 필요하다. 그랬을 때 손님들은 마음껏 자신의 삶이라는 컨텐츠를 담아낼 수 있다. 그리고 컨테이너와 컨텐츠를 제대로 만족하면 훌륭한 카페였다고 손님들은 생각한다.

 

 

 

 


카페 투어를 하면서 인상깊다고 생각하는 카페들이 있다. 비교적 그러한 카페들은 개성이 강하다. 개성이 강하다고 해서 모든 것이 특이해야만 하다는 것은 아니다. 카페 주인의 생각과 삶이 가득 담긴 카페를 말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 맥락이 필수이다. 이것저것 예쁘다는 것 다 갖다 놓는다고 예쁜 카페가 아니다. 자신의 주장과 개성이 맥락 있게 꾸며놓는 카페가 진정 매력 있는 카페다.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카페는 드물다. 내가 좋았다고 생각하는 카페 중 결점이 하나도 없는 곳은 없다. 아무리 훌륭해도 나에게 기본적인 안녕히 가라는 인사가 없던 적도 많고, 심지어 다른 모든 것은 마음에 드는데 에어컨 냉방이 세게 틀어져서 힘든 경우가 있었다. 그렇지만 살짝 흠이 있더라도 나는 느낀다. 이 카페 사장이 얼마나 신경을 쓰고 카페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졌는지. 그리고 그 카페를 이용할 손님의 관점을 얼마나 많이 상상하였는지. 그러한 건 곳곳에서 손님으로서 당연히 느낄 수가 있다.


에그타르트.. 진심 맛있었다.
베이커리 카페의 베이커리라는 제일의 기본을 지켰다. 언제 시내에 나왔다가 약간 출출하면 이곳에 다시 오리라.



 


언씬

충북 청주시 상당구 사직대로361번길 14-9 1층

월~일 / 11:30~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