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카페가 처음 열었을 때 아버지랑, 친구랑 한 번씩 가보았다. 그때 처음으로 신 맛이 나는 커피를 마셔보게 되었다. 특별한 맛의 커피가 기억나는 카페.

"폴앤주비"
바깥이 아직 햇볕이 쨍하고 더워 에이드를 주문하였다. '수제 체리 에이드'

큰 컵에 흘러 넘치도록 주셨다. 실제로 마시다가 조금 흘림.. 마셔보니 이게 체리 맛인가? 잘 알지 못하겠다. 레몬이 함께 있는데 레몬의 향과 맛이 더 강하다. 체리가 밑에 가라앉아서 그런가보다. 빨간색 레몬에이드 같은 느낌;
달달한게 맛있다. 갈증도 해소. 열심히 마셨다 ㅎㅎ

이곳에 처음에 왔을 때는 20대 초중반이었던 것 같다. 그 때는 주말이었고, 새로 오픈한 카페답게 사람들이 많았다. 당시 나는 카페에 대해 별 취미가 없었다. 그래서 이 카페의 요소요소들이 정말 신선하게 느껴졌다. 하늘색의 간판, 조화, 식물, 고장난 시계, 그림, 회색벽, 진갈색 테이블...

그때는 별천지에 들어간 기분이었고, 그곳에서의 경험이 매우 색다르게 느껴졌다.

시간이 지나고 카페투어를 매일 꾸준히 해서 그런 것일까. 그때의 신선함은 추억이 되었다. 이제 여러 카페를 전전하다보니 웬만한 소품과 분위기가 아니고서는 인상깊지가 않다. 이젠 어느정도 노력한 카페도 그저 '좀 꾸몄네'라고 생각하며 보통의 카페로 본다. 이러한 생각을 하는 내 자신이 스스로 낯설다. 과거에 난 분명 이 곳을 특별하게 여겼었는데 말이다.

요새 하루 카페 3곳을 전전하고 있다. 음료를 하나 시키고 디저트를 가끔 시킨다. 사진을 찍는다. 블루투스 키보드를 깔고 글을 쓴다. 가끔씩 카페의 공기를 집중해서 마신다. 주위를 둘러본다. 음악과 어우러지는 카페 공간을 느껴본다. 그리고서 다시 글을 쓴다..

어쩌면 도파민의 역치가 높아진 것일지도 모른다. 매일 자극을 받으니 그럴 수도. 이러한 카페가 그저그런 카페로 느껴지니 말이다.. 가게 앞에 트리를 해놓은 것도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려는 공식으로 보인다. 진갈색 테이블, 노란색 조명, 초록 잎의 식물, 오래된 소품, 팝발라드 음악...... 모두 흔히 쓰이는 요소, 패턴으로 보인다.
이러다가 내가 카페를 진정 즐기지 못하게 되면 어떡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매일 3곳을 가는 것은 좀 과한가.. 띄엄띄엄 가야하는 것일까. 그래야지 신선함이라는 설렘이 다시 느껴지는 것일까. 고민이 든다.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카페투어가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분명 발견할 수가 있었다. 이게 제일 크다. 철학자 사르트르가 모르면 일단 자신을 던져보라고 하지 않던가. 카페라는 공간에 나를 투척해보니 또, 그러한 경험을 많이 해보니 나 자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더불어 카페의 공식이 느껴지는 것도 소득으로 볼 수 있다. 나중에 이 경험으로 전문적인 글을 써볼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카페 공략집 같은 거 ㅎㅎ

오늘 오전에 카페에 대한 책을 도서관에서 3권 빌렸다. 이 중 한 권을 100페이지 정도 읽었는데, 개인카페 창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였다. 카페에 대해서 더 깊게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읽어내려갔다.
카페 뿐만이 아니라 인테리어에 관련된 지식도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카페에서 많이 틀어주는 팝발라드의 가수들도 알고 싶었다. 커피를 끊었지만 커피에 대한 상식 정도는 알고 싶고, 디저트의 종류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 카페를 더 자세히 이해하고 싶다는 갈망이 생긴다.

디테일해질수록 보이는 것도 많고, 내가 생각하는 카페의 공식, 패턴이 더 체계화되고 촘촘해지지 않을까. 그래서 일단 도서관에 있는 책부터 ㄱㄱ.
옛날에 신선했던 경험은 어디로 가버리고, 공식과 패턴으로 조합된 카페로 느껴졌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싫지만은 않다. 카페에 대해서 더 깊게, 자세하게 이해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으니깐. 그래, 디테일해질수록 발견할 것도 많고 그러면 옛날의 신선함과는 또 다른 결로 신선함을 다시 느끼겠지. 그러니 독서 ㄱㄱ하자.
폴앤주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사직대로361번길 67
월~화, 목~일(수요일 정기휴무) / 8:30~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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