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친한 친구는 사창동에 살았다.
지금은 연락이 잘 닿지 않지만, 나의 20대는 그와 함께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친구는 공사 시험 준비를 하였다. 나는 이 카페에서 친구의 면접 준비를 도와주었다.


"어반 브라운"


나름 대형이라면 대형 카페다. 4층 건물(따지자면 3층) 모두가 카페이니 말이다.
아까 이전 카페는 공간이 협소하여 여러 종류의 좌석을 만들지 못해 안타까웠다.
반면 여기는 2인 좌석뿐만이 아니라 6~8인 좌석도 있다.
공간의 크기가 카페의 가능성을 좌우하기도 한다.


친구는 공기업을 희망하였다. 우리 때는 공사에 가는 것을 제일로 쳐주었다. 하지만 솔직히 난 그 친구의 명석한 두뇌가 공사에 썩혀진다는 것이 아쉬웠다. (물론 공사에도 두뇌가 필요하겠지만)
연구직을 하였다면 훌륭했을 친구였다. 그러나 지금 이 시대 AI가 전 세계 이공계인들을 엿먹이고 있으니 어쩌면 친구의 선택이 괜찮았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여튼 나는 저 좌석에서 면접을 도와주었다.
나름 내가 면접관이라면 어떤 질문을 할까 고민하면서 친구가 적은 예상질문을 비틀어서 던져보았다.
친구가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였는지 대답을 술술 잘하였다. 워낙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 같은 친구라 합격이겠거니 싶었다.
친구는 단번에 합격을 하였고, 지금 열심히 공사 행정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좌석이나 인테리어가 그만큼 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련되었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나이가 드니 옛 정감이 든다.
혼자서 작업하기에는 괜찮은 장소이다. 보통 2층에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1층이나 3층(복층)에는 이야기를 나누고.
4층이 있다는 것은 몰랐는데, 냉방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잘 사용하지 않나 보다.

음료는 기본적인 '캐모마일 차'를 주문하였다.
잔이 무겁다. 손에 힘이 없는 나는 두 손으로 잔을 잡아 마셔야 했다.
특별할 것 없는 캐모마일이었다.
특별한 것은 내가 그 친구와 함께 하였던 공간에 긴 시간 후 다시 오게 되었다는 것.
특별할 것 없는 차.
점점 특별함이 사라지고 익숙하게 낡아가는 카페.
특별하지 않고 당연했다고 생각했던 너와의 그 순간들이
이제는 날이 갈수록 특별하게 느껴지는구나.
잘 살고 있냐
어반브라운 사창점
충북 청주시 서원구 예체로 92-1
월~일 / 9:30~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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