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기적으로 충북대병원에 간다.
그러나 나는 충북대 출신도 아니고, 충북대 주변을 돌아다녀 본 적도 없어서
이 주변에 어떤 카페가 있는지 모른다.
그러다가
병원에 가는 길목에 있는 카페를 찾았다.


"포지티브 노트"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병이 들었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충북대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부터 계속 충북대병원에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으러 간다.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 가다가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이 된 상태라 세 달에 한 번 간다.
오늘이 그날이다.



가게는 약간 독서실을 닮았다.
전에 갔던 카페(런디스타운)는 창이 없어 밀실 같아
아늑하게 집중을 할 수 있는 공간 같았다면,
이 카페는 앞에 통유리가 있어서 바깥 풍경이 보이니 답답한 느낌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더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음을 허락하는 분위기였고,
또 그렇다고 해서 작업에 집중하는데 불편함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카페 이름에 '노트'라는 단어가 있어서 그런지
주문은 사장님이 주신 노트에다가 자리에 있는 연필에 적어 제출하면 된다.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콘셉트이다.



positive.
'긍정적'이라는 영어 단어다.
메모지에도 'Be Positive!'라고 적혀있다.

음료는 '배 아이스티'
디저트는 '초코 머핀'을 시켰다.
배즙은 아주 옛날에 먹어본 적이 있지만 배를 가지고서 아이스티를 만든 것은 처음이다.
배 과일에 붙어있었던 것 같은 이파리가 함께 꽂혀서 왔다.
첫맛은 시원한 얼음물이고, 끝 맛은 과일 배의 단맛이 살짝 난다.
아이스티는 맛이 강하면 입 안이 힘든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향만 있으면 곤란하다.
이 아이스티는 강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향만 있지만은 않다.
끝에 느껴지는 배의 달달함이 매력인 것 같다.

초코 머핀의 특이한 점은
박혀 있는 초콜릿이 사각형 모양이라는 것이다. 보통 둥그렇지 않던가..?
실제 어떻게 만들지는 모르겠지만, 작은 초콜릿 바를 자른 것 같은 느낌.

입추와 말복이 지나고,
날이 점점 선선해져가고 있다.
아침부터 흐렸는데 카페에 있는 동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창밖의
잿빛구름과 비.
'긍정적'이라는 이름의 카페 안.
젊은 학생들.

20대,
나는 약을 타러 병원에 갈 때마다 우울하였다.
만성적인 병이라 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고 한다.
끝없는 우울 속에 긍정을 찾기란 쉽지가 않았다.
그렇지만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가끔씩 나에게 찾아오는 긍정 어린 순간들, 사람들, 책들...
"사막은 숨겨진 오아시스가 있어서 아름다운 거래."
살다 보니
인생이 항상 사막 같은 게 아니라
오아시스라는 긍정이 분명 곳곳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우울한 잿빛 하늘 아래 오아시스와 같은,
긍정적인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잘 먹고, 잘 마셨습니다!
포지티브노트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사창동 427
월~일 (화요일 정기휴무) / 12:00~24:00 (라스트 오더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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