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고 컨디션도 썩 좋지 않다. 그래서 멀리 가지 않고 오늘의 카페는 가까운 내덕동에 가기로 결정하였다.

"베를랭고"

음료는 '아르테미스' 차를, 디저트는 '플레인 휘낭시에'를 주문하였다. 마음을 환기시키고자 달달한 휘낭시에부터 썰어 먹어보았다. 그저 달달하다. 스트레스를 안 받은 상태였다면 좀 더 맛을 세밀하게 느낄 수 있을 텐데.
아르테미스 차는 은은함이 느껴지는 것이 마음에 든다. 장미로 만들었다고 한다. 장미 향이 정말 이러한 것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현 컨디션 상태에서 제일 어울리는 차인 것 같다. 마실 때마다 정신적으로 위로를 받는 것 같다.

카페의 내부는 매우 특색이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전반적으로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며 대화를 나누기엔 손색이 없었다.

2층으로 가는 나선형 계단이 있다는 것이 포인트. 개인적으로 신경을 쓰면서 올라가야 하는 계단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등산 갔다가 발을 헛디뎌 죽을뻔함) 확실히 눈길이 가는 포인트다.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휘낭시에를 먹으니 더 나은 것 같다. 입 안에 따뜻한 수분을 머금어야 디저트가 퍽퍽하지 않고 부드럽게 느껴진다. 가끔 디저트가 너무 맛있어서 음료를 뒷전으로 하고 먼저 다 먹어버린 적이 있는데, 다음부턴 음료를 먼저 마시는 것을 꼭 지켜야겠다. 그러고 말고가 차원이 다르다.
그리고 차는 나의 체온이 너무 높을 때를 제외하고는 따뜻하게 마시는 것이 제일이다. 아이스로 마시면 얼음이 점점 녹으면서 차의 본 맛을 잃어버리게 된다. 온도가 높을수록 물 분자가 빠르게 움직이고 용해도가 높다고 하지 않던가. 되도록이면 따뜻하게 마셔서 진정한 차 맛을 느껴보아야겠다.

음료와 디저트에 집중하다 보니 컨디션이 회복되는 것 같다. 오감의 경험은 감정을 쉽게 바꾸어주는 역할을 한다. 카페는 그러한 오감을 세트로 체험할 수 있는 쉽고 일반적인 곳이다.
100곳 달성이 점점 다가오면서 느꼈던 것은 카페라는 공간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러 곳을 가보면 가볼수록 내가 어떤 오감을 좋아하는지 파악이 되어갔다.

아르테미스 티의 은은한 맛이 참 좋았다. 백차의 일종이라고 하는데, 깔끔하고 은은한 맛이 특징이라고 한다. 은은한 맛이라고 한다면 예전에 '언니의 정원'에서 '달빛걷기' 오설록 차도 좋았다. 달빛걷기는 백차는 아니지만 은은한 배향이 나는 후발효차이다.
은은한 차는 따뜻하고 온유한 사람이 그윽한 눈으로 나를 마주보는 것 같다. 써보니깐 웃기긴 한데 그런 사람이 있다면 슬픈 마음이 한결 누그러질 것 같다. 그와 함께 촉촉한 휘낭시에를 먹으면 더더욱.


차 한 잔으로 치유가 된 카페였다. 비록 괜찮은 티백을 구하다가 따뜻한 물에 띄우고 끝나는 음료이긴 하지만 이런 차를 만나게 해 주어서 고마웠다.
비가 점차 그쳐가고 있다. 은은함은 아직도 입안에 퍼져있다.
베를랭고
충북 청주시 청원구 충청대로 3
화~일 / 12:00~20:30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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