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에니어그램에 관심이 생겼다. 나는 mbti가 유행하기 한참 전 중학생 때부터 심취해 있었다. 그러다가 에니어그램까지 손을 대고.. 도서관에서 관련 책을 빌리고, 책을 사기도 하였다.
지금은 ChatGPT와 대화하면서 내 유형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아가고 있다. 탐구를 해보니 나는 5w4였다. 1번 유형인가도 헷갈렸고(규범을 어기거나 거짓말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5w6인가도 헷갈렸다. 그러다 데이터 기반으로 문제해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5w6)보단 나만의 독특하고 깊은 인사이트를 표현하는 걸 더 선호(5w4)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학에도 관심이 많았으나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은 철학, 사회학, 심리학 쪽이었다. 어떤 현상에 대해 충분히 지식과 정보를 쌓은 다음 체계화시키고 거기서 통찰을 얻어내는 것을 좋아하였다. 어쩌면 지금 이렇게 카페를 다녀오고 나만의 생각과 인사이트를 적어가는 것도 이 일환이겠다.

"해호미"

들어온 순간 정말 마음에 들었다. 조용히 독서하는 자리였다. 노트북 작업을 하거나 공부를 하시는 분도 계셨다. 글쓰기에 집중하기 딱 좋은 곳이다.

메뉴 이름이 특이하다. 멋진어른, 시간 별 차 이름 오전 6시, 9시, 정오, 오후 4시, 10시... 무설탕에 무카페인 차인 동지차, 하지차가 있다. 궁금하고 주문하고 나서 설레게 만드는 차 이름이 아닌가. 이름 참 잘 지었다 생각이 들었다.
음료는 '하지 차'를 주문하였다. 루이보스와 열대과일이 함께한 아이스 음료다. 사장님께 받아서 마셔보니 단 맛이 꽤 났다. 과일 때문인 것 같다. 너무 진하다 싶으면 물을 더 주실 수 있다고 하셨다. 얼음이 녹아가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이제 가을이 본격 왔지만 햇살은 따갑다. 카페 안은 심한 냉방은 하지 않았다. 선풍기가 살짝 돌아가고 온습도가 딱 적당하였다. 쾌적함을 느꼈다.
보통 카페는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많기에 혼자 와서 작업을 하기에 집중이 잘 안 될 때가 더러 있다. 이곳은 암묵적으로 규칙을 만든 듯 모두들 대화보다는 활자에 집중하고 있었다. 마음에 드는 공간이었다.

음악은 너무 무거운 재즈, 그저 그런 경음악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알아들을 수 있어서 집중을 방해하는 한국가요, 일반 팝 음악도 아니다. 음악 장르를 무엇으로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분명 거슬리지 않는 노래들이다. 음악이 알맞은 온습도와 함께 어우리지니 확 트인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음악과 음료를 준비하는 적당한 소음. 마음에 든다. 평일 오후 낮인데도 좌석이 거의 다 찼다. 대부분 2030 나이의 손님들 같다. 책 한 권 골라서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매력에 카페를 찾아온 것이리라.



자리에서 일어나서 카페 한쪽에 위치한 독립서점 코너를 구경하였다. 그러다가 발견한 오수영 작가의 '사랑하는 일로 살아가는 일'
오수영 작가가 쓴 이 책을 슬쩍 펼쳐보았더니 정신의학과 상담을 받은 장면이 나왔다. 글에서 보니 그 또한 번아웃과 우울로 휴직을 하는 중이었다. 나 또한 정신건강이 좋지 못하여 상담을 받는 중이고, 휴직을 하고 있는지라 비슷한 상황에 확 와닿았다. 책이 두껍긴 하였지만 자세히 읽고 싶어서 구매를 하였다.
내가 휴직을 하게 된 계기도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었다. 지금도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앞으로 살아야지? 하는 의문을 계속 달고있다. 앞서 mbti이나 에니어그램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해 이해하고 싶었던 것은 내가 살면서 무엇을 할 때 더 즐겁고 기쁘고 재미있을까를 알고 싶어서다.

카페투어 또한 내가 좋아하는 오감과 분위기는 무엇일까 궁금해서였다. 책과 가까이 할 수 있는 분위기의 카페. 거기서 나의 지금 상황을 먼저 앞서 걸었던 작가의 책을 우연히 만났다니. 우연도 인연이다. 찬찬히 읽어보아야겠다.
음료 안 얼음은 그새 거의 다 녹았고, 달달함도 점점 맹맹해졌다. 그동안 구입한 책을 살짝 읽어보니 작가의 마음과 내 마음의 결이 어디서 같고 어디서 다른지 느껴본다.

책을 읽다 보니 나는 감성에서 이성이 아닌 이성에서 감성을 자아내게 하는 것이 내 스타일이고 취향임을 점점 느껴졌다. 자료를 일단 찾고, 경험을 축적을 한 후 그곳에서의 나의 생각, 인사이트를 담아내는 글을 쓰고 싶어 한다.
책을 모두 다 읽지 않았지만 작가 스스로의 삶을 탐구하려는 진중한 마음이 느껴졌다. 나도 내 인생에 대해서 할 이야기는 참 많다. 그렇지만 작가와 다르게 지식과 정보에 훨씬 더 끌리는 것 같다.
차차 생각하자. 앞으로 내가 어떤 글을 쓸지.
카페에서 책을 사고서 바로 읽으니 다른 곳보다 깊이감이 매우 느껴진다.
해호미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사직대로 308-2 2층
월, 수~토: 11:00~21:00 / 일: 12:00~19:00 (매주 화요일 정기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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