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청주카페

청주카페 82잔 - 콜프로스터스, 노이즈의 독특함

쉬는비거 2025. 9. 18. 21:13

 

 

 

 

 


"콜프로스터스"


 

 

 

 

음료는 '콜프하우스 티'를 주문하였다. 이전 카페에서 아이스 음료를 마셨기 때문에 따뜻하게는 안 되느냐고 하였으나 아이스만 된다고 하여 어쩔 수 없이 아이스로. 카페 이름이 들어간 메뉴이니 나름 신경을 썼으리라고 생각하였다. 오렌지를 베이스로 한 후 히비스커스 원액을 넣었다고 한다.


히비스커스만 마시면 개인적으로 별로였다. 오렌지와 합치면 어떨까? 괜찮을 것 같았다. 마셔보니 오렌지의 달달함이 히비스커스의 힘든? 맛을 감싸 안았다. 대신 히비스커스 특유의 향이 뒷맛에서 느껴진다. 히비스커스 향 또한 오렌지의 단 맛을 감싸 안는다. 그래서 보통 오렌지 음료와 다른 독특한 느낌이 든다. 괜찮은 음료다.

 

 

 


이 카페는 항상 궁금하였다. 한두 달 간격으로 나는 이 건물의 2층에 위치한 미용실에 간다. 미용실에 갈 때마다 1층에 있는 이 카페가 궁금하였다. 카페에 은근 사람들이 있었다. 오늘 드디어 궁금증을 해소하게 되었다.

인테리어는 그럭저럭이었다. 하지만 음료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는 데는 불편함이 없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대형 좌석도 있고. 4인, 2인, 1인 좌석도 함께 있다. 지금 내가 앉은 좌석은 2인 좌석인데 의자가 딱딱하지 않아서 편하다. 이전 카페에선 나무 의자가 너무 딱딱하여 카페를 나서는데 엉덩이가 아팠다;;

 

 



통유리창이 있어서 가로수길의 사람들을 구경할 수가 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 직장인으로 보이는 남자, 아주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오토바이, 젊은 여자... 아, 창밖을 구경하다가 바깥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얼른 시선회피. 통유리창이니 바깥에서 안에도 훤히 보이겠구나.. 허허

 

 

 


가로수길의 추억이 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아니 못하는 추억. 이 글에서도 당연히 이야기하지 못하는 추억이다.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일이라 하루 이틀에 한 번 이상은 꼭 회상한다.

그래도 기억의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그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라고 나에게 격려하였다. 그리고 돌아갔다.. 이곳 가로수길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의 말대로 이후에 내가 지혜롭게 되었느냐 생각해보면 어림도 없다. 하지만 적어도 병 앞에서 포기하지 않은 것은 나름 스스로 지혜로웠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사업을 때려치우지 않고 휴직을 선택했다. 이것이 병이라고 인지한 후에는 치료하려고 양약도 처방받고 한약도 먹었다. 침치료도 매주 받았다. 도와주는 가족들이 있었고, 지인이 있었다. 말 그대로 죽을 확률이 높은 병을 앓았지만 결국 죽지 않았다.. (걸리면 1/4이 죽는 병. 만성적인 것이라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죽음 앞에서 삶을 선택한 것. 고통을 피하지 않고 맞서고, 해결하기로 결심했던 것. 방황하는 나에게 지혜로운 자가 되라고 격려해준 당신 덕분이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덕분입니다...

 

 

 

살면서 악연도 있지만 좋은 인연도 분명 존재한다. 더위가 언제 없어지냐 하며 불평하다가도 결국 가을이 성큼 오듯이, 나쁜 일이 예기치 못하게 성큼 오고, 기다리다 보면 좋은 일 또한 성큼 온다. 요번 휴직을 하면서, 치료를 받고, 또 카페투어를 하면서 가을이 성큼 오듯 터널의 끝도 성큼 다가왔다.

물론 터널 밖에도 비구름이 다가올 수 있다. 그럴지라도 지금처럼, 요번 휴직 때처럼 그 땐 다시 쉬고 또 다시 하면 된다.

역사상 위대한 인물들도 4시간만 집중해서 일하고 나머지는 쉬었다고 한다. 병동에 여러 번 입원해 보니 입원한다는 것은 결국 쉬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쉬면 낫는다. 쉬면서 약 잘 먹고, 의사 만나서 치료 잘 받고, 잘 자고, 잘 먹고 그러다 보면 낫는다. 아주 간단한 원리다. 아프면 쉬면 된다.

 

 

 

 

콜프하우스 티는 끝까지 마셔보니 꽤 맛있었다. 별로라 생각하는 히비스커스는 단 오렌지 맛과 함께할 때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노을이 아름다운 이유는 먼지가 있기 때문이고 천일염이 소금 중에서 좋은 이유는 안에 불순물이 섞여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노이즈로 여기는 것들이 함께해야 그 인생이 독특하고 아름답다. 이 카페의 콜프하우스 티처럼.



콜프로스터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상당로115번길 23 1층
월~일 / 11:00~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