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청주카페

청주카페 75잔 - 엉클커피, 나이 들어서도 여전히 아늑한

쉬는비거 2025. 9. 16. 20:08




침치료를 받고 복대동으로 향했다.
20대 초반에 3수를 하러 독학재수학원을 가던 그곳이다.
그리 좋은 기억은 아니다.

가경천을 따라 복대동까지 오면 천변에 카페가 있다. 이곳에 오니 나쁜 기억들이 저편에 가버리는 것 같다.







"엉클커피"





엉클?인 아저씨 사장님께서 주문을 받아주셨다. 안은 아늑한 느낌이었다. 사장님의 것으로 보이는 LP판, CD가 한쪽에 가득히 있었다. 로스터기도 있었고.




음악과 약간의 독서, 그리고 그 사이에서 빠질 수 없는 커피.. 사장님의 취향에 우리 아버지가 떠올랐다. 아버지도 음악을 듣고 책을 읽으면서 커피를 빼놓으시지 않으셨지..




음료는 '얼그레이 티' 아이스와 디저트로는 '치즈 머핀'을 주문하였다.
가격이 마음에 들었다. 얼그레이 티는 4,500원, 치즈 머핀은 2,500원이었다. 다른 곳 같으면 5천원대, 3,4천원대는 할 음료와 디저트다.

치즈머핀을 받아보니 2,500원 치고는 꽤 컸다. 2,3천원 대 휘낭시에와 비교도 할 수 없이 크다. 시장기가 있었으므로 집중해서 냠냠 먹었다. 치즈 머핀이라는데 치즈 맛은 잘 느껴지지 않았다. 대신 같이 있는 견과류들을 먹는데 고소한 것이 괜찮았다.

얼그레이 티의 맛은 보통이었다. 사이즈는 내가 지금까지 받은 얼그레이 티 중 제일 컸다. 거기다가 4천원 대라니..
엉클사장님의 인심이 느껴졌다.




사장님의 인심이 커서 그런지 이 평일 오후에도 손님이 은근 있었다. 다들 4050의 아주머니 아저씨들이었다. 동네 사람인 것 같다. 착한 가격, 많은 음료. 분위기도 편하다. 동네카페라고 해서 별로다 싶은 것은 없었다.





젊은 카페의 감성과는 다르다. 테이블, 의자 등 가구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것이었고, 메뉴가 pop체로 쓰여있는 것도 그럭저럭이었다.

사장님이 커피에 대해서 진심인 것으로 보인다. 핸드드립, 더치커피 메뉴가 있다. 내가 커피를 안 마셔서 모르겠지만 궁금하다. 이곳의 커피는 얼마나 깊고 그윽한 맛과 향을 낼까.


 

 


오늘 날씨가 이상했다. 내가 지금 카페에서 글을 쓰는 동안 비가 세차게 내렸다. 소나기다. 소나기를 보며 노란 조명의 아늑한 카페에서 음료를 마신다. 이곳이 안전한 곳이고, 이곳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쓰면 기분 좋게 조금은 늘어질 것 같다. 커피 향은 더 깊을 것 같고.




4050분들이 많은 카페의 공통점은 그리 요란하게 꾸미지 않았는데 정감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분위기가 좋다. 허심탄회하게 자기네들이 살아가는 인생을 소소하게, 부담 없이 나누는 장소.

나이 들어서도 내가 이런 카페에 갈 수 있을까 하는 염려 아닌 염려가 드는 카페가 있는가 하면, 언제나 제자리에 머물러 나이가 한참 들어도 다시 와도 아무 거리낌 없을 것 같은 카페가 있다.
지금 이 카페가 그러하고, 난 그런 동네 카페가 좋다.



엉클커피

충북 청주시 흥덕구 대신로 43-2 1층
월~토: 8:30~22:30 / 일: 10:30~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