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청주카페 50곳을 다녀오게 되었다. 8월 초부터 시작해서 현재 9월 초까지 꾸준하게 다녀왔다. 처음엔 하루 한 곳만 가다가 이젠 하루에 세 곳을 기본으로 간다.
나는 사실 집순이다. 집에 있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그런 내게 카페순례라는 챌린지는 신선한 과제였다.
참고로 나는 작은 사업을 한다. 창업을 한지 9년차. 카페순례를 하면서 즐기는 것도 즐기는 것이지만 경영에 대한 인사이트를 깨닫는 과정 또한 존재했다. 아마 100곳 즈음 달성하면 카페순례는 쉬고, 경영책들을 레퍼런스 삼아 카페에서 깨달은 인사이트들을 정리할 생각이다. 괜찮으면 전자책으로도 출판해보고.

카페를 여러 곳을 다니면서 얻은 소득은 인사이트 뿐만이 아니다. 더 좋았던 것은 내가 어떠한 취향을 갖고 있는가를 서서히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조용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라고 말하면 이것은 너무 덩어리가 크다. 카페를 여러군데를 다니면서 취향이 디테일해진다.
조용한 곳을 좋아한다, 거기에 직각 진갈색 테이블, 노란 조명의 스탠드, 좌석은 너무 딱딱하지 않게. 논 커피 메뉴는 이름이 특이해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은 팝 발라드, 로파이, 재즈 등 약간 무거운 분위기. 냉방이 너무 심하지 않는 곳(추위를 잘탐). 칙칙한 냄새는 싫다. 즉, 집중이 잘 되는 곳. 꼭 작업 뿐만이 아니라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도 집중이 잘되는 곳.

하지만 이러한 카페만이 좋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와 다르게 개성이 강한 곳도 좋아한다. LP판으로 가득한 카페, 알 수 없는 향이 짙은 인도 카페, 착한 이모가 가정집에서 연 것 같은 카페, 흰색+녹색 식물에 평화로운 천국같은 카페...가 기억에 남는다.
자신의 음료를 진지하게 설명하는 사장님도 좋아한다. 음료를 직접 웃으면서 가져다 주는 분도 좋고. 카페 사장의 고민과 연구를 손님 입장으로서 바로 느낄 수 있다. 정말로, 분명 느낄 수밖에 없다.

"언버스데이"

지난 카페에서 아이스 음료를 두 차례 마셨으므로 따뜻한 '캐모마일 티'를 주문하였다. 지금 시간에 카페인을 섭취하면 큰일 난다..

붉은 벽돌 벽이 포인트다. 나머지는 그럭저럭 괜찮다. 공간이 좀 넓은 편이라 자리를 잡아 대화 나누기에 좋아 보인다. 약간 어둡고, 약간 노란빛 조명이다. 가구는 나무. 아주 편하지는 않다.
글을 쓴 것들을 보면 나는 묘사력이 부족한 것 같다. 카페가 오감을 만족시켜주어야 한다는 글을 쓰면서도 카페마다의 오감을 제대로 묘사하기 쉽지 않다. 초등학생 때부터 문학보단 비문학을 가까이 하다보니 작가들의 묘사력을 체득하지 못해서인 것 같다.
그보단 카페에 대한 경영 인사이트, 나의 생각 위주로 적어내려갔다. 비판은 미안할 정도로 따끔하게 하고, 좋다는 것은 정말 좋다고 썼던 것 같다. 특히 맛있는 디저트를 먹었을 때는 점수를 많이 주었다. ㅋㅋ

앞으로 더 갈 50곳의 카페에선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점점 패턴과 공식이 보이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간 곳마다 들었던 생각과 느낌은 하나하나 다 달랐다.
가끔 특이한 음료를 마시게 되면 설레곤 하였다.
블루투스 키보드를 펼치고 카페 분위기를 머금으며 글을 써내려가는 행위도 행복한 순간들이었다.
아마 어쩌면 전자책을 집필할 때에도 카페에 가는 것도 좋겠다. 그때는 지금까지 가보았던 카페 중 좋았던 곳을 재방문 하여 카페의 분위기를 다시 진하게 느껴보는 것이다.
카페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경험이다!
언벌스데이
충북 청주시 흥덕구 직지대로 587 1층
월~일 / 11:00~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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