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청주카페

청주카페 91잔 - 테크네클럽 리포트, 감상 젖기 쉬운

쉬는비거 2025. 9. 23. 19:13




카페가 아니라 공방에 온 것 같다. 공예하시는 분의 집에 온 느낌. 2층 계단을 어렵사리 올라가서 만난 카페다.

 

 

 

 

 

"테크네 클럽 리포트"

 

 

 

 

음료는 따뜻한 '얼그레이 티'를 한 잔 주문하였다. 소품들을 둘러보니 책갈피도 있었다. 아주 특이한 디자인은 아닌데 누군가에게 선물해 준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 사볼까 생각하다가 집에도 책갈피가 많은지라 사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이찬혁의 <비비드라라러브> 음악이 흘러 나왔다. 워낙 음악을 잘 듣지 않는데 그나마 요새 음악 중 마음에 드는 곡이다. 자동재생이 아니라 카페 사장님이 선곡을 직접 하신 것 같다. 카페 분위기에 잘 녹아드는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앉은 자리는 테이블이 흔들리고 의자가 흔들린다. 그래서 음료도 흔들린다. 하지만 공예 소품샵/공방 분위기가 이를 커버한다. 선곡된 음악을 들어보니 대부분 마음의 일렁임을 표현하는 것 같은 곡들이다.

 

 

 

 

소품들이 오밀조밀하다. 공예는 정말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들이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자그마한 것에 정성을 다하고 집중하여 만들어내는 것이니 말이다. 나에게 있어서 글이 그러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문단 속 문장, 문장 속 단어, 단어 속 음절 하나하나 오밀조밀하게 이루어진 그 한 줄들을 찬찬히 적어 내려 가는 것이 공예 소품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지 않나 싶다.

 

 

 

 

선곡이 참 좋다. 이소라가 불렀던 <가을 시선>의 원곡으로 보이는 곡이 들린다(이소라 팬임). 거기에 저 멀리 동네 개가 짓는 소리가 들리고. 딱 감상에 젖기 좋은 분위기다.

 

 

 

 

얼그레이 티의 따뜻한 기운이 참 좋았다. 단순한 얼그레이 티이지만 분위기에 취하니 색다르게 느껴졌다.

여러 생각들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최근에 있었던 사람들과의 관계들.. 미진했던 부분, 아쉬웠던 부분, 그는 나를 어떻게 생각했던 것일까, 나는 그를 어떻게 생각하는 것일까 등등.

 

 

 

 

어느 누구에게 마음을 주면 필연적으로 그 누구 때문에 눈물을 흘리게 된다. 적어도 나에게 있어선 불변의 법칙이다. 그래서 대인기피증까지는 아니지만 쉽게 사람들에게 마음을 주고 싶지 않다. 그 때문에 상처받는 것이 싫고, 그에 대해서 생각하고 곱씹고 하는 것이 내 자원을 갉아먹는 것 같아서. 그만큼 내가 인색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분위기에 마음이 흐물거리면 생각나는 것이 바로 내가 마음을 준 사람들이다. 그래, 그래서 싫다.



이곳에서 빨리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감상에 계속 젖으면 참 힘들 것 같다.




테크네클럽 리포트

충북 청주시 흥덕구 직지대로743번길 14 2층
월~화, 목~금: 11:00~19:00 / 토~일: 13:00~19:00 (매주 수요일 정기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