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치료를 받고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 시가 생각이 났다. 정신과는 참 특이하게도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을 수 없는 나의 속얘기를 다 드러내고서도 결국 의사와 남남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의 특성을 갖고 있다. 거의 15년 동안 정신과 내원을 하며 10명 넘는 의사를 만날 때마다 그랬다. 그래보았자 치료자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방문객> 시의 내용처럼 그가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지는 가늠이 안 된다. 그저 나는 치료에 집중하고 싶을 뿐이다. 정신과를 드나들며 항상 그러했고, 요번에도 그러하다. 아쉬울 것도, 더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치료를 마치고 운리단길로 향했다. 리뷰 수가 많은 곳이라 그런지 카페에 들어가니 평일 오후낮임에도 불구하고 좌석이 꽉 찼다.

"컴포트 커피"

음료는 '바질 토마토 에이드'를 주문하였다. 카페 투어를 하면서 이 메뉴를 3잔 이상 마셔본 것 같다. 카페마다 조금씩 달랐다. 이번 에이드는 토마토가 꽤 크다. 4알을 주셨는데 먹음직스러운 크기라 마음에 들었다. 주신 숟가락으로 떠서 냠냠 먹었다.

카페투어를 하면서 특이한 것은, 가게 간판이 없는 곳에 손님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곳도 간판이 제대로 달려있지 않다. 이전에 북문로에서도 '커피하우스 큐'가 그러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페 안에 손님이 꽉 차있었다. 손님들이 가게 간판이 없기에 남들은 잘 모르는, 나만 아는 가게 같은 느낌이 들어서 찾아오는 것일까? 마이너 부심이라는 것이 여기서 발휘되는 것인가.
손님들이 한 둘씩 꾸준히 들어와서 좌석이 꽉 찼다. 손님이 들어올 때 사장님이 자리부터 먼저 잡으면 주문을 받겠다고 하셨다. 2인 이상 좌석이 다 차서 창가 쪽 1인 좌석에 착석을 하고 글을 쓰고 있다.
손님의 대다수는 내 또래 젊은 사람들. 혹시 뉴스에 나오는 그냥 쉰다는 친구들이 여기에 모인 것인가... 그러기엔 음료 값이 비싸다. 그럼 나처럼 휴직하는 경우인가... 평일 오후낮에 시간을 내서 친구들과 카페에서 떠들 수 있는 젊은이들은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상상해 본다. 나처럼 스스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탐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온 사람도 있으리라..

카페는 복층이 있어서 그곳에 자리가 몇 군데 있고, 밑에는 단체석과 창가쪽 좌석이 있다. 카페는 아주 많이 꾸민 것 같진 않다. 꾸밈이 절제되어 있다. 손님들이 있어서 복층 쪽을 자세히 보지 못했지만 포스터를 덕지덕지 붙이거나 하진 않은 것 같다. 보통의 소품 정도. 의자도 색깔이 다르게 있는 정도. 예전에 북문로의 '커피하우스 큐'와 비슷하다. 그리 꾸민 것 같지도 않은데, 손님이 은근히 많은. 이런 곳은 어떤 매력으로 과연 손님들이 많은 것일까. 얇은 지식 때문에 분석이 잘 되지가 않는다.

손님응대가 좋아서, 음료나 디저트가 좋아서, 인테리어가 좋아서, 카페가 가질 수 있는 포인트는 여러 요소가 있는데 내가 느낀 이 집의 포인트는 가게 간판이 없다,정도이다. 다른 것들은 조금의 생각이 있는 정도였다. 커피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무엇 때문에 손님을 끌어들이는지 잘 모르겠다. 이유가 있겠지..?
오늘 오전에 장사에 관련된 책을 빌렸다. 일본에는 100년 가게라고 불리는 노포들이 많다. 그들만의 인사이트를 알고 싶었다. 빌린 책의 저자는 간판도, 홍보도 잘 안 하는데 유명한 이자카야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책을 읽으면 지금 이 카페의 비밀도 분석할 수 있지 않을까.
컴포트 커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직지대로753번길 36 1층
월~금: 8:30~18:00 / 토~일: 12:00~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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