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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카페 66잔 - 쉐르엘제이, 음악의 중요성

쉬는비거 2025. 9. 13. 14:51




저녁에 일이 있어서 오전에 바로 운리단길을 향했다.

 

 

 



"쉐르엘제이"

 

 

 



음료는 '캐모마일 티' 따뜻한 것으로 주문하였다.
다른 곳보다 티 가격이 좀 비싸다. 6,500원.. 하지만 정성을 들여 꾸민 카페의 모습, 찻주전자와 보온을 위한 양초(워머)까지 함께 주시는 것을 보고 조금은 수긍이 갔다.

사장님은 친절하시게도 찻주전자의 뚜껑을 잡고서 따르라는 것을 두 번 강조해서 말씀해 주셨다. 조금씩 따라서 식힌 후에 마시라고 하심. 감사합니다.

 

 

 

 


주말이지만 오전 일찍이라 그런지 손님이 나밖에 없었다. 부드러운 재즈음악 선율을 들으며 여유롭게 타자기를 치니 기분이 좋아진다.

 

 

 

 

 


뭔지 모를 영어로 가득한 소설? 페이지들을 찢어 한쪽에 덕지덕지 붙여놓았다. 잘 모르는 잡지들, 곳곳에 있는 녹색 식물, 짙은 갈색의 테이블, 의자에 방석도 깔았다. 한쪽에 모자가 걸이에 걸려있다. 잘 안 보이는 구석엔 굵은 양초와 바구니가 있다. 소품이 디테일하다.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난다.

내가 있는 방은 벽이 핑크색이다 ㅎㅎ. 정확히 말하면 연보라색이 더 가깝겠다.
사람 특히 여성들이 앉아서 호호호 하며 대화를 나누기 참 좋을 곳이다.

타자를 치기에는 꽤나 꾸민 곳이라 과분하다. 그렇지만 재즈 음악 선곡이 열심히 꾸민 카페와 매우 잘 어울려서 좋은 기분으로 타자를 칠 수가 있었다.

 

 

 

 

주전자에서 한 잔 한 잔 따라 식혀가며 차를 마셨다. 캐모마일 향이 아주 강하지는 않고 적절하다. 주전자 밑 양초가 보온을 해주니 에어컨을 튼 방 안에서도 따뜻한 차를 계속 마실 수 있었다. 양초 워머를 함께 가져다준 카페는 투어를 시작한지 이곳이 처음이다.

 

 

 

 

글을 쓰는데 갑자기 음악이 멈추었다. 와, 음악이 있고 없고가 이렇게 다르다니. 카페에 음악이 빠지니깐 분위기가 확 가라앉는다. 그렇게 예쁘게 꾸민 소품들도 무색해지는 느낌이다.


이전에 음악이 없는 카페를 한 번 가본 적이 있었다. 너무 적막하고 음료를 준비하는 소리만 들려서 어색하였다. 카페 안의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가 음악으로 감싸주지 않으니 프라이버시가 침해되는 것 같았다. 음악의 중요성을 느낀다.

 

 

 

음악이 꺼지니 혼자 온 나에게 잡생각이 쭉쭉 떠오른다. 지금 과거에 잘못했던 것들, 후회되는 것들이 떠오른다. 내가 이렇게 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 아닐까, 상대를 너무 다그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러자 감미로운 음악 속에서 기분 좋았던 것들이 순식간에 기분이 상하고 피곤해졌다.

 

 

 

 

예전에 공부법에 대한 책을 보았는데 '음악 공부법'이라는 챕터를 본 적이 있다.
공부를 할 때 음악을 들어도 좋다, 안 좋다로 의견이 갈리곤 한다. 그런데 저자는 음악을 틀고 공부를 함으로써 지치지 않고 즐거이 공부를 꾸준하게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이야기다.

나의 경우도 일을 시작할 때 정지 마찰력이 너무 크다 싶으면 음악을 튼다. 대신 내가 이어웜(계속 머릿속에 음악이 맴도는 현상)이 생기기 쉬운 타입이라 가사가 없고 잘 모르는 엠비언트, 로파이 음악을 튼다. 그렇게 정지 마찰력을 극복하고 관성이 붙으면 수월하게 일을 진행해 나갈 수가 있게 된다.

 

 

 



쓰는 동안에 다시 음악이 틀어졌다. 워머로 데워진 차를 한 모금 마신다. 마음의 긴장이 풀리고 편안해진다. 이제야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기분이다.


음악의 힘이라는 것은 대단한 것이구나. 시간의 예술답다.


 


쉐르엘제이

충북 청주시 흥덕구 직지대로753번길 21
월~화, 목~일: 10:00~21:30 (매주 수요일 정기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