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5시가 되었다.
아까 카페도 그렇고 이번 카페도 2층에 위치한 카페다.

"옵스트"

음료는 '웨딩임페리얼 티'를 주문하였다. 예전 카페에서 주문하여 마셔본 홍차다.

카페 사장님이 스타일이 특이하시다. 민트색 벙거지 모자를 쓰셨다. 카페 음악도 로파이 비슷한 곡.. 무얼까 분위기가 약간 톡톡 튄다. 심하게 튀는 정돈 아니다. 약간의 절제가 있는 튐. 하지만 예사스럽지는 않다.
사진촬영을 자제해 달라고 써붙여있다. 특히 카운터 쪽은 찍지 말아 달라고.
상업적 사진 ㄴㄴ.
사장님의 민트색 모자 못지 않게 카페의 의자 색 또한 예사롭지 않다. 주황, 노랑.. 바닥은 자주색. 보통 바닥을 자주색으로 쓰는 경우는 별로 없는데. 벽은 크림색. 내게 주신 찻잔은 녹색이다. 허허

옆의 바깥 풍경을 바라보니 날씨가 좋아서 보기 좋다. 벽이 크림색이라 그런가 풍경이 더 부드럽게 느껴진다. 오후 5시가 되어가니 해가 점점 져갈 시간이다. 아름다운 오후다.

카페의 인테리어를 하나하나 뜯어보며 글을 쓴다. 글을 쓰다가 차를 한모금 마신다. 멍하니 주위를 보며 카페의 공기도 마신다. 그 사이로 음악이 흐르고.. 이 순간은 휴직이 내게 준 너무나도 큰 선물이다. 평소에는 느끼질 못할 사치스러운 시공간..!
음악 장르가 무언지 모르겠다. 힙합인 것 같은데, 로파이 같은..? 이런 게 힙한 감성..? (음악을 많이 듣질 않아 잘 모름;;)

청주 카페를 다니면서 느낀 점은 음료와 디저트는 기본이고, 디자인이든, 음악이든, 보통 연구 수준 가지고서는 살아남기 힘들 것 같다는 것이다.
누구는 웬만하면 다들 잘 꾸미지 않느냐 결국 음료와 디저트만 좋으면 장땡이지 않냐고 한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카페는 공간이다. 음료와 디저트 이전에 공간이다. 손님이 음료와 디저트만 소비하는 것처럼 겉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공간을 소비하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그 공간에서의 음료와 디저트, 그 공간에서의 사람과 대화, 그 공간에서의 독서와 글쓰기,... 모든 전제는 공간이다. 오히려 나는 음료와 디저트는 열심히 배우고 독자적인 메뉴 개발이 아니라면 웬만해서 다들 잘하지 않느냐고 생각한다. 카페라는 공간이 어떠한 경험을 가져다주느냐가 제일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음료와 디저트는 수단이다.

어제 카페를 다녀오고 집에 돌아와서 앞으로 어떤 카페를 다녀야 할지 네이버 지도에서 리스트들을 정리하였다. 보아하니 현재 59곳을 다녔고, 아직 리스트로 남아있는 곳은 123곳. 베이커리를 내세우거나 리뷰가 200개 이하인 곳은 제외하였다.
일단 100곳을 목표로 잡고 있다. 중간중간 가게 경영에 관한 책들도 빌려 읽어 사장이 가져야 할 마인드에 대해서 탐구하고 더 나아가 공간의 인테리어, 음악에 대해서도 알고싶다. 유튜브로도 관련 주제를 검색해 보아야겠다. 카페라는 공간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것을 이루고 있는 것은 무엇이 있는지, 어떤 카페가 훌륭한 카페인지에 대해서 알고 싶다.
어머니는 너무 학구적으로 쉬지 말라 하셨으나.. 내 성격이 이런지라;;
카페 사장이 자신의 카페에 대해서 연구하고 고뇌한 흔적은 음료를 받기 전 10분 안에 알 수 있다. 그만큼 직관적인 필링이다.
나는 이 필링을 연구해보고 싶다. 카페를 차릴 것은 아니지만 궁금해졌다. 그리고 카페를 통해 내가 어떤 필링을 좋아하는지 차차 알아가게 되니 이것은 나 스스로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생각보다 내가 조금은 톡톡 튀는 분위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이 카페에서 알게 되었다. 오늘의 소득이다.
옵스트
충북 청주시 상당구 사직대로361번길 7-2 2층
화~일(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12:00~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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