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의 불안
불안의 시작
휴직을 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공황 증세를 겪어서였다. 처음으로 공황을 겪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다. 혼자 집에서 숨이 차오르는데 너무나도 공포스러웠다. 이후 병원 몇 군데를 다녀오고, 휴직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공황이 오기 전에는 가슴이 답답하고 아린 통증을 느꼈다. 그 원인은 불안이었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불안 중 제일 대표적인 것은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당신의 역할이 내 사업에서 사라지면 어떡하지’였다. 이 걱정은 아버지가 전적으로 나의 사업을 도우면서부터 시작이 되었다.
우리 가족 중 유일하게 남자인 아버지는 재단, 포장 작업의 70~80%를 도맡아서 하셨다. 우리가 취급하는 물건이 중량이 꽤 나가는지라 어머니와 여동생이 취급하기엔 어렵다. 따라서 무겁고 힘든 일은 아버지가, 재무관리나 CS 업무는 어머니와 동생이 맡아서 하였다.
매장에 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재택근무를 하게 된 나는 명목상 대표로서 사업의 방향을 기획하고, 배우고, 적용하며 굴러가게 만드는 역할을 하였다. 가족들은 어려운 환경에서 일을 하는데 나 혼자 집에서 니나노 하며 일하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들고 마음이 힘들었다. 이 힘든 마음을 가족들에게 털어놓으면 ‘너는 너의 역할을 하면 되는 거다. 꼭 몸을 쓰고 전화 받아야 하는 것만이 일이 아니다’라고 가족들이 이야기해주었다.
문제는 아버지의 존재감이었다. ‘아버지가 어떻게 되시면 어떡하지’ 이 큰 걱정은 나의 마음을 힘들게 하였다. 60대가 되신 아버지는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술, 담배를 끊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았다. 술 담배를 하시는 아버지를 볼 때마다 마음이 조아렸고, 나의 경제적 생존이 위협받는 느낌이었다. 매우 솔직히 말해서, 아버지의 존재적 양식보단 소유적 양식에 민감하였던 것 같다. 아버지를 사랑했지만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예상되는 경제적 여파의 문제가 나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불안의 해결
한의사 선생님께서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선 생각을 버리라고 조언해 주셨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버지가 언제 세상에 떠나실지에 대해서는 분명 통제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나는 미리 미래를 예측하고 이에 대해서 고민하고 계획을 짜놓아야지 직성이 풀렸고, 그것이 미래를 대비하는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아버지가 불안해하는 나를 향해 항상 말씀하시기를, ‘걱정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생각해 보면 정말 고민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고민하는 시간에 차라리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서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제일의 대비책이었다.
아버지에 대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그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일 텐데 그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통제하려고 하는 것이 미련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통제할 수 있는 지금, 여기에 집중하면 아버지의 부재가 닥치더라도 가게를 이끌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이 길러지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제일의 대비책이 아닐까.
그리스도인으로서 생각하자면, 하나님은 당신의 사랑하시는 자녀에게 그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고통을 주신다고 한다.
전에 아폴로 13호에 대한 다큐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달을 한 바퀴 돌고 지구로 귀환해야 하는 극한의 상황이다. 귀환하는 도중 지구로 가야 하는 예상 궤도에서 우주선이 이탈되었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아폴로 13호의 사령관은 다행히도 연료를 수동으로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이 미리 준비되어 있었다. 사령관의 능력이 없었다면 지구로 귀환을 못했을 것이다. 정말 천우신조가 아닌가.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도 마찬가지다. 아폴로 13호의 극한 상황에서 필요한 능력이 미리 준비되었던 것처럼, 미래에 닥칠 고난에 대해서 하나님은 미리 우리를 훈련시키시고 뛰어넘을 수 있는 능력을 주신다. 닥치면 다 한다는 이야기가 그 이야기다. 생각보다 우리에겐 하나님이 불어넣어 주신 잠재된 능력과 자질이 있다.
더 나아가, 하나님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자에게 의식주를 허락하신다고 하였다.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하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이에 따라 살아가고자 한다면, 생존에 필요한 것들을 허락하신다는 얘기다.
만일 경제적으로 어려워진다고 가정해 보았다.. 옷은 이미 유니클로 옷으로 다 세팅이 되어서 더 이상 살 것이 없다. 먹을 것은 비싼 마켓컬리 새벽배송을 이용하지 않고 동네마트나 저렴하게 쿠팡에서 구매하면 된다. 살 집은 현재 반전세로 월세를 내고 있는데 다행히도 저축을 해놓은 편이라 이자 수익으로 보태면 된다.
아주 기초적인 것은 이미 하나님께서 예비해 놓으셨다.. 의식주가 해결이 된다면 솔직히 말해서 진짜 못 사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진짜 못 사는 것은 의식주가 해결되지 못했을 때의 이야기다. 자세히 따져보니, 다행히도 나는 아버지의 부재에도 살아갈 수 있는 주님이 주신 능력이 이미 존재하였다. 의식주에 대해 불안해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우리 가게가 적자가 계속 나거나 인력이 없어 폐업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10여 년 간 가게를 운영하면서 길러진 사업가 마인드가 있어서 그런지, 폐업하면 새롭게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또다시 창업하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업 운영 10년 경력이 니나노 한 물경력이 아닌가 했지만, 생각을 해보면 경력은 어디 가지 않는 것 같다. 무슨 일이 닥치면 배우고, 적용하고, 시행착오 겪고, 업데이트하면 된다는 문제해결력의 마인드를 일을 통해 배웠다. 그래서 그런지 뭐, 배우고, 실수하고 또 발전하면 되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름 재기할 자신감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나님은 알게 모르게 앞으로 내게 닥칠 고난 속에서 이겨낼 수 있는 힘을 미리 길러주셨다. 그리고 그 힘이 길러지지 않은 것 같아 보여도 하나님께서 사람을 통해서든, 생각의 조명을 통해서든 우리를 도우신다. 하나님은 당신의 사랑하시는 자녀를 멸망시키시지 않는다. 그건 복음서에 진리로서 기록되어 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께서 역사하실 나의 미래를 불안해하지 않고, 오히려 기대하는 삶을 살고 싶다. 아직 닥치지 않은 고난에 대해서 미리 걱정하지 말자. 주님께서 주신 오늘, 지금이라는 삶을 사랑하고 성실하게 살아가자.
문제가 터지면 하나님이랑 해결하면 된다. 뭘 그렇게 불안해할 필요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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